순천만을 '흑두루미 천국'으로 조성한 전남 순천시가 해외 조류 전문가들 앞에서 전봇대 철거를 선보였다.

전선 충돌을 방지해 흑두루미들에게 안락한 서식지를 제공하고자 전봇대를 하나씩 없앤 결단과 그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순천시는 6일 순천만 안풍들에서 전봇대 철거 행사를 열었다.

'순천만 흑두루미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순천에 온 한국·중국·일본·러시아의 조류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주민 등이 참여해 생명 순환 실천 의지를 다졌다.

전봇대 철거/순천시 제공
전봇대 철거/순천시 제공

순천시는 2009년부터 순천만 농경지 내 전봇대 282개를 철거해 62㏊ 규모 흑두루미 서식지를 조성했다.

올해까지 안풍들 일대 전봇대 49개를 추가로 제거하고 50㏊ 규모 흑두루미 서식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순천시는 2023년 여수·고흥·보성·서산 등 4개 시군과 '흑두루미 하늘길 보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지난 8월에는 국내 기초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가입했다.

그 사이 순천만은 전세계 흑두루미의 절반이 몰려와 월동하는 도래지로 자리잡았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순천시는 전봇대를 뽑아 농경지를 새들에게 돌려주면서 사람이 발길을 멈추고 자연을 회복하는 자연 기반 해법을 실천해왔다"며 "흑두루미가 빚어낸 생명 순환의 이야기는 세계적으로 논의해야 할 멸종위기종 복원의 공통 언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순천만 생태문화교육원과 순천만 습지 등에서 이어지는 흑두루미 심포지엄은 '동북아 흑두루미 보호와 국제협력'을 주제로 4개국 전문가, 시민단체,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해 기후와 생물다양성 위기 대응 전략 등을 논의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 환경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