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양 전문가들이 “하루 한 개 사과가 심장과 혈당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사과에 풍부한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이 장 기능 개선과 혈당 조절,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런던의 영양사 릴리 사우터는 “사과는 식이섬유, 항산화 성분, 폴리페놀이 풍부해 건강한 노화와 두뇌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사과 한 개에는 약 1.8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으며, 특히 껍질에는 수용성 섬유인 펙틴이 많이 함유돼 있다.
펙틴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환경을 개선하고, 단쇄지방산을 생성해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사과는 또 장에서 젤 형태를 만들어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추고, 폴리페놀이 인슐린 사용을 도와 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영양사 로브 홉슨은 “사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심장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여러 연구에서 사과 섭취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뇌졸중, 심장질환, 염증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하루 6g의 펙틴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권고한다. 폴리페놀은 혈관 수축을 억제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인다.
체중 관리 효과도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카테리나 페트로풀루 박사는 “사과의 수용성 섬유가 소화 속도를 늦추고 장 호르몬 분비를 안정시켜 체중 감량에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과 한 개의 열량은 약 70㎉로, 가공식품 대신 섭취하면 혈당 급상승과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
사과의 항암 효과도 주목된다. 사과 속 폴리페놀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며, 하루 한 개 사과를 먹는 사람은 유방암·폐암·구강암 발병 위험이 최대 3분의 1 낮다는 보고도 있다. 비타민 C와 퀘르세틴은 면역력 강화와 인지 기능 보호에 도움을 주며, 알츠하이머 예방 가능성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사과를 생으로,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가장 건강하다고 권장한다. 대부분의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이 껍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이나 지방과 함께 먹으면 혈당 상승을 더 늦출 수 있다.
사우터는 “유기농 사과는 농약 잔류가 적지만, 일반 사과도 깨끗이 씻어 먹으면 안전하다”며 “다양한 품종을 함께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해 질병 저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암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인구 10만 명당 174.3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건강증진센터장은 “건강검진은 단순히 질병 유무 확인을 넘어 미래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