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로 병원과 한의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약 13만9천 명에서 2021년 20만 명으로 6만 명(44.5%) 늘었다. 불과 10년 남짓한 사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경주 씨(가명, 34)는 얼마 전 공황장애와 폐쇄공포증 진단을 받았다. 두 달 전 출장길 운전 도중 갑자기 코가 막힌 듯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에 급히 차를 세우고 응급실로 향했으나,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운전뿐 아니라 엘리베이터, 영화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도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서 결국 치료를 받게 됐다.
공황발작과 예기불안
공황장애는 대표적인 스트레스성 질환이다. 연예인들이 치료 사실을 공개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데다, 소아·청소년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은 성인보다 뇌 기능이 덜 발달해 작은 스트레스에도 흔들리기 쉽고, 스스로 증상을 파악하기 어려워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공황장애 증상은 크게 공황발작과 예기불안으로 나뉜다.
공황발작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럼증, 식은땀 등 신체 증상과 극도의 불안을 말한다. 대부분 30분 이내에 나타나고 사라진다.
예기불안은 공황발작을 경험한 뒤 비슷한 상황을 두려워하며 피하는 반응이다. 버스·비행기 같은 대중교통, 터널, 엘리베이터 등 폐쇄적 공간에서 증상이 생기면 해당 장소를 회피하게 된다.
두뇌의 과민한 반응
공황장애의 원인은 스트레스에 대한 두뇌의 민감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데 있다. 사람의 뇌와 몸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필요 이상의 각성 상태가 이어지면서 작은 자극에도 격렬한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공황발작 시 나타나는 두근거림·어지럼증·식은땀 등은 모두 자율신경 기능 이상과 연관돼 있다.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이어지면 혈액순환 장애, 소화 장애, 배변·배뇨 이상, 구강건조 같은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된다.
치료와 극복 방법
공황장애 치료는 두뇌와 신체의 과민도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 과정에서 자율신경실조증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명상, 심호흡 같은 이완 요법
취미 생활을 통한 꾸준한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습관
음주·흡연·카페인 섭취 자제
전문가들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럼증 같은 초기 증상이 반복된다면 자가진단을 거쳐 병원이나 한의원 등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