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고혈압을 두고 흔히 하는 말이다.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심장병·뇌졸중·신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압력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진단된다.
물이 혈압을 낮추는 원리
다행히 고혈압은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적절한 수분 섭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탈수 상태에서는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난다. 2002년 한 연구에서도 고혈압 환자들이 체내 수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분이 충분하면 혈액량과 나트륨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혈관 수축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량이 줄고 나트륨 농도가 올라가 혈관이 조여지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6~8잔(1.5~2리터)의 물을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나이·성별·체중·기온·활동량 등 조건에 따라 필요량은 달라진다.
너무 많이 마셔도 문제
물도 지나치면 해롭다. 과도한 수분 섭취는 ‘고혈량증(hypervolemia)’을 유발할 수 있다. 혈액 내 수분이 정상보다 많아져 오히려 혈압을 높이고, 부종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물 외에도 혈압에 긍정적인 음료가 있다.
비트 주스 : 혈관을 확장해 수축기 혈압을 낮춘다.
토마토 주스 :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동시에 개선한다.
석류 주스 : 항산화 성분이 혈관 건강을 지킨다.
녹차 : 장기간 마시면 혈압 완화 효과가 있다.
전해질 음료 : 마그네슘·칼륨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단, 나트륨이 많이 든 음료는 피해야 한다.
물만으론 부족하다
혈압 관리에 물 마시기가 분명 효과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저염식 식단, 과일과 채소 섭취, 금연·절주, 주 150분 이상 운동, 하루 7~9시간의 수면,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까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고령층은 물 섭취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나이가 들면 갈증을 느끼는 기능이 둔화돼 물을 덜 마시게 된다. 땀샘 기능 저하와 활동량 감소로 땀은 덜 흘리지만, 오히려 탈수는 더 잘 생긴다.
